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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에 무너진 증권株, 연이은 자사주 매입…효과 볼까?


"내년까지 증권사들의 이익 체력 저하될 것"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증권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시 침체 장기화로 위탁매매·트레이딩·기업금융(IB) 등 전 사업 부문의 실적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증권사는 주가 방어를 위해 주식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만 하반기에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가 상승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KRX 증권지수는 12.52%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아이뉴스24 DB]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KRX 증권지수는 12.52%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아이뉴스24 DB]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KRX 증권지수는 584.22에서 511.07로 12.5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0.77% 빠진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수익률이다.

이 기간 메리츠증권(-20.71%), 한국금융지주(-14.57%), 유안타증권(-12.94%), 한양증권(-10.62%), NH투자증권(-8.17%), 미래에셋증권(-7.72%), 삼성증권(-7.66%), 키움증권(-7.57%)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의 경우 이달 전체 발행주식수의 약 4.71%(1천562만주)에 해당하는 주식이 의무보유등록에서 해제돼 하방 압력을 더 크게 받을 전망이다.

증권 업황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3·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우선 국내 증시에서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위탁매매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할 전망이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3천875억원으로 연초(11조2천827억원)와 비교하면 43.39% 감소했다.

또한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이 확대되고,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3분기뿐 아니라 내년까지도 증권사들의 이익 체력이 저하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이 단기간에 종료될 것으로 판단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 침체는 장기간에 걸쳐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 거래대금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증권사는 회사 주식을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신영증권은 지난달 29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2억8천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매수 방식으로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이사도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4천411주를 장내매수했다. 신영증권 주가는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3거래일 동안 4.32% 상승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달 30일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44억8천만원 규모의 자사주(200만주)를 장내매수 방식으로 취득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진투자증권 주가도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첫 거래일에서 4.91% 상승 마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상반기 말 기준 지분율 26.06%)이 지난달 2일부터 13일까지 장내매수 방식으로 미래에셋증권 보통주 62만1천주를 사들였다. 이어 같은 달 14일부터 21일까지 91만1천700주, 22일부터 29일까지 96만4천주를 매입했다.

유안타증권 최대주주인 '유안타시큐리티스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Yuanta Securities Asia Financial Services Private Limited·지분율 57.42%)'도 지난 한 달간 장내매수 방식으로 유안타증권 보통주 9만4천872주를 사들였다.

통상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기업이 현재 주가가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 관리에 나선다는 신호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내내 증권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가 상승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공산이 크다. 특히 자사주 취득 이후 소각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취득 물량이 언제든 시장에 풀릴 수 있어 주가 상승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주식시장이 급락했다는 점에서 증권 업종의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도 "부동산 금융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금리 안정과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시점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금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하락도 당분간은 지속될 이슈"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증권사들은 자사주 취득에 다소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최근 1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과 현대차증권도 지난 2016년 이후 자사주를 취득하지 않았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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