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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업계, 폐플라스틱의 화려한 변신…'도시유전' 사업속도


2027년 전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시장 80조원대로 성장 전망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폐플라스틱이 친환경, 탄소중립, 고유가 시대가 열리며 미래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앞다퉈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원료로 전환하는 순환경제를 구축하며 미래 먹거리로 이른바 '도시유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지오센트릭과 SK 울산CLX 구성원들이 최초 공정 투입을 위해 열분해유를 싣고 온 차량(탱크 트럭)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SK지오센트릭]
SK지오센트릭과 SK 울산CLX 구성원들이 최초 공정 투입을 위해 열분해유를 싣고 온 차량(탱크 트럭)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SK지오센트릭]

1일 업계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향후 연평균 7%대 성장세를 이어가며 2027년에는 약 8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시장은 지난해 455억 달러(약 55조원)에서 2026년 650억 달러(79조원)으로 연평균 7.5%의 성장세를 전망했다. 삼일 PwC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향후 연평균 7.4% 성장해 2027년 약 638억 달러(약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친환경, 탄소중립 시대가 열리고,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의 성장성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국내 정유화학업계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플라스틱 자원순환' 체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석유로부터 만들어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석유를 뽑아내는 '세계 최대 도시유전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차세대 재활용 기술 확보 ▲재활용 클러스터 구축 ▲3R 솔루션 개발 ▲친환경 소재 확대 및 친환경 원료 도입 등 플라스틱 생산부터 분리수거 후 재활용까지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연간 국내 플라스틱 생산량에 해당하는 90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처리 설비 능력을 확보하고, 친환경 소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2027년까지는 SK지오센트릭의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 100%에 해당하는 연간 250만톤을 직간접적으로 재활용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 브라이트 마크와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차세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울산공장에 1천억원을 투자해 11만톤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pet) 공장을 신설한다. 2030년까지는 34만톤 규모의 울산 페트 공장을 전량 화학적 재활용 페트 생산으로 전환하는 목표도 세웠다.

LG화학은 영국 무라테크놀로지와 협업해 2024년 1분기까지 충남 당진에 연 2만톤 규모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짓는다. 국내 최초로 고온·고압의 초임계 수증기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하고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추출해 생산공정에 다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고순도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실증 테스트를 마치고, 올해부터 충남 당진에 수소생산 플랜트 건설을 시작해 2024년 본격적인 상업 생산하기로 했다. 총 사업비는 4천억원 규모로, 플랜트는 연간 10만톤의 폐플라스틱 원료를 처리해 고순도 청정수소 제품을 연간 2만2천톤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수소 2만2천톤은 수소차 15만대가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화솔루션은 폐플라스틱으로 제조한 열분해유로 나프타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두산중공업은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활용한 수소생산 기술 개발에 나서 하루 3톤 이상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에 투입해 나프타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나프타는 인근 석유화학사에 공급돼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탄생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열분해유 100톤을 정유 공정에 투입해 실증 연구를 수행하고 안정성이 확보되면 투입량을 늘릴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 공정에 투입하는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결과를 활용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5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설비 신설 투자를 모색할 예정이다. 추가로 100만톤 규모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기반으로 사업화를 통해 자원순환과 온실가스 감축 의무 이행을 위한 핵심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1월 국내 정유사 최초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에 투입해 친환경 나프타를 생산하고, 인근 석유화학사에 공급해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탄생하는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나섰다. 올해 1월에는 국제 친환경 제품 인증제도인 'ISCC 플러스(PLUS)'를 취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2018년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격 금지하는 등 세계 각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관련 시장의 성장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한국 정부도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재생원료 사용 비중도 점차 늘리기로 했고, 기업 입장에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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