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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 해보니 쏠쏠" 플랫폼 수익성은 되레 악화


크림·솔드아웃, 초기 수수료 무료로 운영한 영향…수수료 지속적으로 올릴 전망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나이키 한정판도 인기가 높지만, 최근엔 아톰부츠 인기가 많았죠. 350달러에 완판된 부츠가 리셀 플랫폼에서는 1천331달러에 팔리기도 했다고 하니까요.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리셀에 관심이 많습니다.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니까요."

리셀 시장이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리셀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초기 수수료와 배송비를 받지 않는 구조에서 시작하다 보니 수익보다 비용이 더 발생하는 구조로 이어진 탓이다. 업계는 수수료 도입을 시작으로 수수료율 인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크림 판매 화면 캡처. [사진=크림]
크림 판매 화면 캡처. [사진=크림]

25일 업계에 따르면 리셀 플랫폼 국내 1·2위 네이버 크림, 무신사 솔드아웃이 수익성 악화로 고심하고 있다. 리셀은 명품이나 한정판 등 희소성 있는 물건을 구매해 웃돈을 얹어 되파는 행위를 말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버 손자 회사인 리셀 플랫폼 업체 '크림(KREAM)'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약 2천63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크림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과 중 하나로 언급하는데, 크림은 네이버의 국내외 주요 계열사 중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꼽힌다.

크림의 당기순손실은 2021년과 비교하면 거의 3배 늘어난 수준이다. 총자산 2천417억원 보다도 많아졌다. 2021년만 하더라도 크림의 당기순손실은 889억원으로 당해연도 자산 총계 1천290억원보다는 적은 규모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웹툰엔터테인먼트(-1천89억원) ▲스노우(-735억원) ▲네이버랩스(-471억원) 등 네이버를 대표하는 계열회사들이 나란히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들 3사의 당기순손실을 모두 합치더라도 크림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크림은 최근 네이버, 삼성증권, 미래에셋투자증권 등으로부터 2천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쳤는데, 확보한 투자금이 모두 손실 보전에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당기순손실 중 약 1천700억원은 크림이 이번에 투자를 받으며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에 따라 포함된 것으로, 실질적인 영업 손실은 약 86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크림의 영업손실은 약 595억4900만원으로 이중 검수 인력 채용, 검수 기술 고도화 등에 433억원이 지출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크림의 당기순손실 증가 배경으로 막대한 비용 지출을 꼽는다. 개인간거래(C2C)가 이뤄지는 리셀 플랫폼 특성상 검수 과정에서 인건비, 시설 운영비 등의 유지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크림은 2020년 3월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 2022년 3월까지 고객들을 상대로 무료 수수료 정책을 고수했는데 이 역시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이후 적자 규모가 계속 커지자 크림은 2022년 4월 처음으로 1%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후 올해 3월까지 지속적으로 수수료를 높였고 오는 4월부터는 판매자에게 3%, 구매자에게 4%씩 수수료를 수취한다. 10만원짜리 상품이 거래될 경우 크림은 수수료로 7천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리셀 플랫폼 업계에선 크림이 올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진행된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커머스 부문 수수료와 관련해 "경쟁사 대비 매우 낮은 상황이라 인상할 여지도 충분히 남았다고 판단한다"며 "경쟁과 규제 환경을 고려해 수수료 인상도 전략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크림 관계자는 "물량이 늘다 보니 공간과 습도, 온도, 보안 등 보관비용과 검수 인력 규모가 늘어났다"며 "앞으로 검수 절차 고도화를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시작돼 한국을 비롯한 해외 주요 국가에 진출한 '스탁엑스'의 사례를 보더라도 크림의 수수료 인상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스탁엑스의 경우 한국 구매자를 기준으로 거래 수수료 10% 이상을 수취하며, 결제 수수료도 별도로 부과하고 있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크림에서 급격하게 불어난 적자를 줄이기 위해 1년간 쉴 새 없이 수수료를 인상했는데 이와 함께 서비스 품질도 개선됐는지를 따져보면 물음표가 떠오른다"면서 "커뮤니티에서는 크림의 검수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나 분실 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솔드아웃에서 드롭존과 쇼룸으로 운영하는 '솔드아웃 목동'. [사진=솔드아웃]
솔드아웃에서 드롭존과 쇼룸으로 운영하는 '솔드아웃 목동'. [사진=솔드아웃]

적자로 고생하는 리셀 플랫폼은 크림만이 아니다. 무신사가 론칭한 솔드아웃 운영사인 SLDT는 2021년 기준 약 15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은 다음 달 초 공개 예정인데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솔드아웃 역시 2020년 7월 서비스 출시 이후 2022년 12월까지 2년이 넘도록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했다. 리셀 플랫폼 초기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후 솔드아웃은 올해 1월부터 구매자를 상대로 수수료 1%를 부과를 시작했다. 오는 4월 구매자 수수료를 2%로 인상할 예정이다. 판매 수수료는 부과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솔드아웃도 크림과 마찬가지로 순차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셀 플랫폼이 수수료를 올리는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에 흑자를 내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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