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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범롯데家 푸르밀 신준호·동환 부자의 민낯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400여명 직원들의 생계가 달린 푸르밀 사태를 두고 오너 일가가 보여준 태도가 매우 실망스럽다. 그간 범롯데가(家) 푸르밀 신준호·동환의 부자를 행보를 보면 사회 지도층의 도적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찿기 힘들었다. 최소한의 도의적 양심마저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푸르밀은 지난 10월 17일, 사업종료와 함께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진행한다는 메일을 보냈다. 갑작스런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일주일 후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와 첫 교섭의 자리를 가졌다.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소속 푸르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 앞에서 열린 일방적 정리해고 저지를 위한 푸르밀 노동조합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소속 푸르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 앞에서 열린 일방적 정리해고 저지를 위한 푸르밀 노동조합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1차 교섭에서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푸르밀은 두 번째 교섭을 앞두고 돌연 희망퇴직을 받으며 사업종료 절차를 밟았다. 푸르밀 노조는 2차 교섭에서 희망퇴직을 접수하며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노사가 2차 교섭을 통해 푸르밀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합의 했지만, 이어진 3차 교섭은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푸르밀은 3차 교섭을 앞두고 대리점주들과 직속 낙농가 등에 사업을 종료한다고 알리며 당장 회사를 정리하는 듯 했다.

결국 3차 교섭에서도 노사는 상생안 도출에 실패했고, 신 대표이사는 교섭 도중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신 대표이사는 지난 8일 있었던 4차 교섭 자리에 참석도 하지 않았다.

푸르밀이 폐업이 아닌 사업종료를 선택한 이유로 직원들을 쉽게 정리해고하면서 법인세도 내지 않으려는 꼼수란 지적이 있다. 정리해고 절차에 있어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자 대표에게 해고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합의하도록 돼 있지만 푸르밀은 지키지 않았다.

푸르밀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푸르밀 본사 부서장들은 30%씩 기본급을 삭감했으며, 직원들은 소정근로시간을 1시간씩 단축해 임금을 반납했다. 푸르밀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했던 임직원들에게, 오너 일가는 회사와 직원을 살리려는 노력보다 회사를 쉽게 정리하려는 노력을 더 보여주고 있다.

4차 교섭에서 전체 임직원 중 30%를 구조조정하는 방안과 푸르밀 재매각 추진에 대해 노사가 합의 했지만, 신준호 회장과 신 대표이사의 결정이 남아 있는 상태다. 앞선 교섭 후 사측이 보여준 태도를 보면 향후 과정을 예상하기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가장 바라는 재매각도 쉽게 진행될 리가 없다.

푸르밀이 앞으로 어떤 과정을 밟게 되더라도 오너로서의 책임은 회사의 경영권이 손에서 떠나는 날까지 계속된다. 하루하루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푸르밀 임직원에게 오너 일가는 더욱 큰 책임감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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