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자수첩] 반복되는 상장사 횡령·배임, 개미만 죽어난다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7만원대에 매수했는데 언제쯤 본전이 가능할까요. 고수님들 의견 듣고싶습니다.", "50% 단타 익절(이익 후 매도) 게시글에 기가 막힌다. 내 계좌는 아직도 -50% 손실..."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년 5개월 가량 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의 거래가 재개됐다. 증시 복귀 후 주가는 이례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기존 신라젠 주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원금회복 가능성이 요원한 탓이다. 신라젠 주가는 8천380원으로 거래를 재개한 후 1만4천원대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거래 정지 전 3만~7만원 구간에서 매수한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주가 회복이 미미한 수준이다.

상장사들의 연이은 횡령·배임 문제로 투자자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상장폐지 기로를 힘겹게 벗어나도 회사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에게는 리스크가 남는다. 올해 들어서만 오스템임플란트를 비롯해 세영디앤씨, 계양전기, 휴센텍, 한프, 인바이오, 화성산업, 비케이탑스, 선도전기 등 10여개가 넘는 상장 기업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

일례로 오스템임플란트 사건의 경우 2천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재무팀장 A씨의 범행을 내부 직원 2명이 단순히 방조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재무직원 B씨와 C씨는 팀장인 A씨의 지시로 회사 자금 50억원을 회사 계좌에 남아있는 것처럼 허위 내용의 자금 일보와 잔액 증명서를 만들어 횡령 범행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회사 측이 제시한 내부 통제 개선안 등이 받아들여져 주권 매매 거래는 연초 이후 약 4개월간의 거래 정지 후 재개됐지만, 사법적 리스크는 여전히 주주들이 함께 부담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직원 개인의 일탈'이나, '일회성 단순 사고' 혹은 '전직 경영진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은 위험하다. 회사 시스템상 문제나 관리 소홀이 아닌 단순한 개인의 책임으로만 치부하면 유사 사고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 기업은 내부 시스템 관리를 보강하고, 당국은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의 성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한 투자자들을 볼모로 사후약방문 격의 뒷북 대응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반복되는 상장사 횡령·배임, 개미만 죽어난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