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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식품업계가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 뛰어드는 까닭은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2026년 24조원 규모 예상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ESG경영 확산으로 환경친화적 플라스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식품업계가 관련 시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식품산업의 경우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줄이면 경영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딜레마에 봉착한다. 이에 업계는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생분해 포장재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분해성 플라스틱 수요는 2020년 약 97만톤에서 2026년 약 200만톤으로 연 평균 14% 증가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 야경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 야경 [사진=CJ제일제당]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흙이나 물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플라스틱, 즉 썩거나 녹아서 없어지는 플라스틱이다. 이 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만드는 플라스틱 등을 총칭해 바이오 플라스틱이라고 부른다. 글로벌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올해 12조원에서 2026년 34조원 규모로 연 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시장 선점한 PLA·PBAT 플라스틱…분해력으로는 PHA '최강'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대표적인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은 PLA와 PBAT다. 생물의 부산물(바이오매스)을 주원료로 사용해 탄소 배출 감소 효과가 있는 PLA는 탄소 배출 감소 효과는 있지만, 특정 환경에서만 분해되기 때문에 현재의 재활용 시스템에서는 소각 처리된다. 또 다른 소재인 PBAT는 생분해가 가능하지만, 석유에서 나온 소재이기 때문에 탄소 배출 감소 효과가 없다.

PLA는 열과 공기를 투과하는 성능이 뛰어나 쓰레기봉투, 쇼핑백 등 일회용 포장재의 재료로 주로 쓰인다. 100%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인체에 해가 없으니 의료용 플라스틱이나 3D 프린터의 잉크 역할을 하는 필라멘트로도 주목받는 소재다.

하지만 PLA 성분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내구성과 분해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PLA는 대부분 58℃ 이상의 환경에서만 분해된다. 분해력은 자연에 버린 후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자연 분해로 사라지느냐 그대로 형태를 유지하느냐 하는 것을 판별하는 기준이 된다. 즉 PLA는 친환경적인 요소를 가미했지만 완전히 친환경 소재 제품은 아닌 것이다.

이에 CJ제일제당은 PHA 소재에 주목했다. PHA는 분해력이 최상급으로 평가된다. 미생물이 있는 산업 현장, 집, 토양, 바다에 버려도 3년 이내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996년 보관한 미국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에서 만든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24년이 지난 2020년까지 썩지 않았다는 인증 영상이 다시 논란이 된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 기술'이 아닐 수 없다. 먹는 음식보다 분해력이 강한 플라스틱의 상용화가 시작된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바다에 PHA를 버려도 자연분해될 정도로 분해 성능이 좋다"며 "동시에 내구성도 좋아 다회용 포장용기 재료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그룹 종로 사옥 전경 [사진=대상그룹]
대상그룹 종로 사옥 전경 [사진=대상그룹]

◆ CJ제일제당, 'PHA' 생산 돌입… 대상그룹은 PBAT 시장 '도전'

최근 기술 성과까지 인증하며 CJ제일제당은 상업성이 높은 aPHA와 scPHA 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최초의 기업이 됐다. CJ제일제당 외에 PHA 양산이 가능한 대니머 사이언티픽(미국), 카네카(일본) 등의 기업은 scPHA만 만들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의 생산을 통해 궁극적으로 '화이트 바이오' 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화이트 바이오는 식물 등 생물 자원을 원료로 산업용 소재 또는 바이오 원료 등의 물질을 생산하는 산업을 뜻한다.

대상그룹도 SKC·LX인터내셔널과 함께 작년부터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친환경 신소재인 고강도 PBAT 생산설비 신설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총 1천800억원을 합작 투자했고 이중 대상그룹은 약 400억원을 출자했다.

합작사는 나무에서 추출한 나노셀룰로스를 보강재로 활용해 일반 플라스틱만큼의 강도를 가진 고강도 PBAT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PBAT는 단기간에 땅속에서 100% 분해되지만 잘 찢어져 용도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고강도 PBAT는 빨대나 비닐봉지, 농업용 멀칭 필름 등 일회용 플라스틱 대체 소재로 활용될 전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그린바이오를 제외한 화이트바이오, 레드바이오는 식품업체들의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낮다고 볼 수 있지만 소재·성분 산업으로 보면 관련성이 있다"며 "환경·바이오 모두 '지속가능한 사람과 지구의 공존'이라는 큰 그림에서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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